국내 애자일 모임이라 할 수 있는 XPER에서 최근 애자일 초보를 위한 일을 두가지 벌였습니다.

작년부터 매월 하고 있는 정모에서 이런 소리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욕구가 있다. 하나는 애자일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의 애자일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균형 잡힌 활동을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자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애자일 초보를 위한 메일링리스트

우선 애자일 초보를 위한 메일링리스트 신설입니다. 아시다시피 XPER에는 이미 메일링리스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제안을 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궁금한 점이 있어도 자신의 질문이 멍청해 보일까봐 걱정이 되어서 메일링리스트에 올리지 못한다는 점을 근래에 몇 번 느꼈기 때문입니다. 또 실제로 그 분들을 직접 만나서 질문을 들어보게 되면, 적절하며 또 중요하고 공유하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제안을 하면서 올렸던 글(초보자용 메일링리스트 신설)을 보시죠.

...많은 분들이 질문이 있어도 분위기상 올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존 메일링리스트에 올라오는 글들은 너무 어려워 보이고, "있어" 보인다 이거죠. 자신들의 질문이 너무 어처구니 없거나 말도 안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이런 분들을 위해 아예 초보자를 위한 질답 메일링리스트를 독립적으로 만드는 겁니다. ...

...

초보의 질문에 답해주는 메일링리스트를 만들고, 48시간 내에 답변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꼭 책임지는 사람은 없지만 그냥 그렇게 노력해 보자 이거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실제로 그걸 얼마나 지켰는지 그래프로 그려본다든지(혹은 상시 자동 업데이트 되게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모에서 상의해 보기 등) 할 수 있겠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래서 결국 만들게 되었습니다. 애자일 초보용 Q&A 메일링리스트(Agile Beginners' Q&A)입니다. 일명, '애자일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입니다.

네. 처음 제안했듯이, 질문이 올라온 지 48시간 내에 답변하는 걸 지키려고 했습니다. 실제로도 거의 90% 이상 지켜진 것 같습니다.

활발한 참여를 보였습니다. 마치 묵혀뒀던 질문들을 '이제야 물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올리시는 것 같더군요. 지난 4월 말부터 오늘까지 총 48일간 133개의 메시지가 오고 갔습니다. 하루 평균 3개 정도의 메시지가 올라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입자 수는 175명이라 XPER 메일링리스트의 1028명에 비하면 10분의 일에 지나지 않지만 활성도는 비견할만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걸 왜 진작 시작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느껴지더군요.

애자일 초보를 위한 무료 세미나

두번째 벌인 일은 애자일 초보를 위한 무료 세미나입니다.

좋은 음악을 접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까? 저희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모 퍼실리테이터들(장정화님, 변신철님)의 의지가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100% 무료로 하려고 했다가 점심 도시락을 마련하는 데에 5000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무료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익은 없고 아마도 XPER 공금(회원들이 모은 돈)에서 일부 비용을 대거나 해서 적자 행사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우리가 애자일을 통해, 이 모임을 통해 얻은 혜택을 다른 분들에게, 사회에 베풀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6월 26일 토요일이고 10시 시작해서 오후 3시반에 끝납니다. 장소는 명동 LG CNS 본사이구요. 신청은 여기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이 행사는 최근 열렸던 애자일 실천법 세미나(APS2010)에서 애자일 초보를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자성에서 탄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애자일 초보를 위한 자리입니다. 애자일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이런 자리를 이제까지 별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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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초보 메일링리스트와 애자일 초보 세미나에 대해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 주변에 애자일을 권해주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두 곳을 추천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열성적인 반응에서 에너지를 받거든요.

애자일 초보 다 모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