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면 정말 외롭고 고단하고 힘들지요. 그러면 저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다시 생각해 봅니다.
2007년도에 맨 오브 라만차라는 뮤지컬을 봤습니다(너무 좋아서 2008년에도 봤지요).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전 그 때 느꼈습니다. 꿈이라는 것, 희망이라는 것, 그것이 얼마나 강력한가, 그리고 그 것 덕분에 어떻게 한 인간이 현실을 뛰어넘어 스스로와 주변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저는 특히 돈키호테의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이라는 노래가 참 좋았습니다. 가사가 멋지더군요. 다음은 돈키호테가 여관의 시녀 알돈자에게 그 노래를 불러주기 전에 서로 나누는 대화입니다.
알돈자: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돈키호테: 아니, 무슨?
알돈자: 당신이 하는 이 말도 안되는 이 모든 일들.
돈키호테: 세상에 자비를 더하고 싶을 뿐이오.
알돈자: 세상? 이 세상은 똥구덩이고 우리는 거기서 꿈틀거리는 구더기...
돈키호테: 오, 그리 생각하지 않으시는 거 압니다.
알돈자: 오, 난 죽으면 지옥 가는 건 맡아놨고, 당신 시뇨르 돈키호테, 누구랑 싸우든지 깨질걸.
돈키호테: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소.
알돈자: 그럼 뭐가 중요해?
돈키호테: 내게 주어진 길을 따를 뿐이오.
알돈자: 잘해봐요. 그런데, 그게 무슨 뜻이에요? 주어진 길이라니?
돈키호테: 그것은 진정한 기사의 임무이자 본분, 아니, 특권이오.
(강조는 김창준)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희망 조차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내가 영광의 이길을 진실로 따라가면
죽음이 나를 덮처와도 평화롭게 되리
세상은 밝게 빛나리라
이 한 몸 찢기고 상해도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가네 저 별을 향하여
저는 힘들 때면 이 노래를 듣고 또 따라 부릅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