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하면 쉽게 떠오르는 문구가 상자 밖으로 나오기(Getting out of the box), 상자 밖에서 생각하기(Thinking out of the box) 입니다.

저는 이것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창의성에 대한 대표적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의 미신에 대해서는 여러번에 걸쳐 연재할 예정)

습관 교정에 대해 제 일 원칙이 있습니다. (알콜 중독, 흡연, 비만 등의 습관을 교정하기 위해 미국에서 대규모로 했던 연구 실험 등에서 밝혀진 것)

습관을 제거하려고 하지 마라.
그리고 이에 대한 보조 원칙이 있습니다.

대체 습관을 제공하라.

담배 피지 말아야지, 술 그만 먹어야지 작심하는 것은 실제로 습관 교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것입니다. 대안을 제공해야 합니다. 관심의 초점을 이동시켜야 합니다. 그게 훨씬 쉽습니다. 좀 더 건강한 습관으로 갈아타게 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습관뿐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우울할 때는 우울하지 말아야지를 계속 머리속에서 반복하느니 대체 감정, 예컨대 즐거운 감정을 북돋워주는 것이 낫습니다.

이 원칙은 창의성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현재 자신이 들어가 있는 상자에서 벗어나려는 것에 초점을 두면 오히려 힘이 듭니다. 대신 다른 상자를 사용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맥락에서 창의성을 논할 때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창의성은 상자에서 벗어나기가 아니라, 여러개의 상자를 갖고 놀기다.
Creativity is not getting out of the box, but playing with many boxes.


어떠한 제약도 없는 곳에서는 창의성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완전한 자유는 창의성의 묘지입니다. 뭔가 씨앗이 필요합니다. 또 한 개의 상자에 구속되지 않으려면 평소 여러개의 상자를 도구상자에 넣어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그것들을 갖고 놀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스노우캣이 머리에 상자 쓰고 혼자 노는 것처럼 이 상자를 썼다가 저 상자로 갈아 써 보고 하는 중에 진정한 창의성이 발현됩니다. "상자마다 느낌이 많아 달라요!"

다음번에는 여러가지 상자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상자를 갖고 계신가요?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