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요즘은 무슨 작업을 하고 계시나요?
워드: 저는 오랫 동안 생물학적 체계(biological system)의 정보 처리(information processing)에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처리라는 것 자체가 메타포이고, 그것이 생물학에 어떤 통찰을 제공하기에는 산업시대에 지나치게 묶여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 월터 폰타나(Walter Fontana,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산타페 연구소의 연구 교수)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이 메타포를 떨쳐내고 더 나은 메타포로 대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은 조직(organization)이라는 메타포입니다.
김창준: 개인적인 연구를 하시는 건가요?
워드: 네, 제 개인(직접 자금을 제공하는) 연구 작업입니다. 월터는 "생물학적 틀짓기" 워크샵에서 만났습니다. (http://dreamsongs.com/Feyerabend/BiologicalFramings.html )
김창준: 요즘 당신의 눈길을 끄는 기술은 무엇인가요? 어떤 작업을 할 계획이신가요? 뭘 발명하고 싶으세요? :-)
워드: 단일 칩 마이크로 컨트롤러 여러개로 구성된 시스템을 갖고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컨트롤러들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토콜을 설계했는데 세포 내의 단백질 키나아제(kinase, 효소의 일종) 신호 전달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네트워크의 일반적인 설계 목적을 모두 뒤집어버렸기 때문에 이 칩으로 형편없는 정보처리기 밖에 얻지 못하지만 조직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창준: 그럼 당신의 연구는 아마도 복잡계 이론, 창발성 같은 것들과 연관이 있겠군요. 저 역시 스왐이나 스타로고 같은 탈중심적인 시스템을 갖고 놀면서 조직에 관해 상당히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당신이 조직에 대해 이제까지 얻은 통찰의 일부분이라도 살짝 알려주실 순 없을까요?
스왐(SWARM)이나 스타로고(StarLogo) 는 모두 탈중심적인 시스템을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는 환경이다. 자연에서는 이런 탈중심적인 시스템이 더 흔하다 -- 워드가 말하는 생물학적인 조직 역시 탈중심적인 시스템이다(이는 OOP의 철학과도 상통한다). 스타로고는 제목이 의미하듯이 로고(거북이를 움직여 그림을 그리는 환경, "스타"는 정규식에서 복수를 의미하는 "*"를 일컫는다)의 정신을 이어받아, 교육용으로 적합하다. 이런 환경을 갖고 실험하고 장난치다 보면 전혀 새로운 세계관을 얻을 수 있다. 참고 자료로는, 미첼 레스닉(Mitchel Resnick)의 "거북이, 흰개미, 그리고 교통 체증"(Turtles, Termites and Traffic Jams)이라는 서적을 적극 권한다.
워드: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 이상으로 말씀드릴 준비는 아직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