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데이터 중심 회사답게 Oxygen Project(뛰어난 구글 매니저의 특징 연구) 이후에 또 뛰어난 팀의 특징을 찾기 위해 2년간 노력했습니다.

지난달 구글은 그 연구 결과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이미 경영학, 심리학 등 연구에서 많이 언급된 부분들이지만, 장기간에 걸쳐 실제 업무환경에서 진행된 연구라는 것, 그리고 특히 구글이라는 회사가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제가 봤을 때 중요한 부분은 세 군데입니다.

  1. 팀에 누가 있는지(전문가, 내향/외향, 지능 등)보다 팀원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2. 5가지 성공적 팀의 특징을 찾았는데, 그 중 압도적으로 높은 예측력을 보인 변수는 팀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
  3. gTeams exercise라고 불리는, 10분간 위 5가지에 대해 팀원들이 답하고, 팀이 얼마나 잘하는지 요약 보고서를 보고(아마도 구글 조직내에서 이 팀이 몇 퍼센타일인지 등이 나올 듯), 결과에 대해 면대면 토론을 하고, 팀이 개선하게 자원(교육 등)을 제공하고 하는 것으로 심리적 안전감을 개선할 수 있었다.


1번에 대해서는 전문가 팀이 실패하는 이유에서 제가 일례를 들어 그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 같고, 2번은 실수 관리와도 관련이 있으며, 에이미 에드먼드슨 교수의 책 티밍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2007년에 쓴, 쾌속 학습팀이라는 기사에서 그녀의 최소 침습 심장 수술팀에 대한 연구를 언급하면서 심리적 안전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속도가 빠른 팀은 심리적으로 보호가 되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시도하는 데에 열려 있었고 실패에 대해 관대했으며 잠재적 문제를 지적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팀원들은 모두 팀 퍼포먼스를 높히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 보는 걸 강조했다. 설사 새로운 방식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질지라도 말이다. 그들은 개인 단위의 실험에서 그치게 하지 않고 모두가 공유하는 실험을 했고, 무엇보다도 학습이 실행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한 병원에서는 수술 중에 간호사가 외과적 문제 해결을 위해 별 고민 없이, 오랫 동안 사용되지 않고 있던 형태의 집게(iron intern이라고 알려진)를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고 그 후 집게는 팀 작업 절차의 영구적인 일부가 되었다.


위 글에서 대략 느끼셨겠지만, 심리적 안전감이란, 내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받지 않을거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통상 많이 쓰이는 에드몬드슨 교수의 측정 도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내가 이 일에서 실수를 하면 그걸로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다.
  • 이 조직에서 남들에게 도움을 구하기가 어렵다.
  • 내 관리자는 내가 전에 한번도 해보지 않은 걸 해내는 방법을 배우거나 혹은 새로운 일을 맡도록 격려하는 경우가 많다.
  • 내가 만약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일을 구하려고 이 회사를 떠날 생각이 있다면 나는 그에 대해 내 관리자랑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 내가 나의 관리자에게 문제 제기를 하면 그는 내가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일부 역질문(Reverse coded, 즉 긍정적으로 답할 수록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엇인지는 말씀을 안드려도 될 것 같고요.

에드몬드슨은 이런 도구를 사용해 병원의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의 심리적 안전감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예상과 비슷하게, 직위에 따라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의사, 간호사, 호흡요법사(respiratory therapist) 순으로 직위가 낮아짐에 따라 심리적 안전감이 낮았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여깁니다. 병실(unit)에 따라 이 양상이 서로 달랐습니다. 어떤 병실은 거의 수평인 곳이 있었고(즉, 직위가 낮아져도 심리적 안전감이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어떤 병실은 더 가파른 경사를 보이는 곳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병실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팀 학습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이 병실들에 대한 추가적 연구에서 이들은 18%나 낮은 환자 사망률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 3번에 나온 내용을 안전한 환경에서 이야기하게 해주는 것 자체가 심리적 안전감을 높일 것입니다. 단순히 우리 팀의 현상황에 대한 열린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이전에 중요한 게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 이전에 리더와 관리자가 매일매일 팀원들과 갖는 마이크로인터랙션에서 다른 행동 양태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런 것으로 신뢰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다면, 위에서 나온 3번을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팀원이 불편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어리석어 보이는 질문을 하거나, 부족한 의견을 얘기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를 때 여러분은 어떤 마이크로인터랙션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