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인생은 짧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글을 썼습니다. 제랄드 와인버그라는 분을 존경하기에 그분이 진행하는 컨퍼런스나 워크샵을 참가하리라고 마음 먹고 있었으나 "그래 내년에는 꼭 가야지"하는 핑계를 매년 만들어 왔죠. 그러다가 그분의 암 선고 및 시한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후회를 하며 썼던 글입니다.

저는 그때 나름 결심을 하나 했죠. 2010년에 무슨 일이 있어도(설사 와인버그가 돌아가시더라도), 그분이 만든 워크샵이나 컨퍼런스에 (만약 열리기만 한다면) 꼭 참가하겠다고 말이죠.

그러다가 Problem Solving Leadership이라는 워크샵에 오게 되었고, 지금 미국 리오 란쵸(Rio Rancho)라는 도시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와인버그가 진행하는 컨퍼런스/워크샵은 제가 알기로 PSL과 AYE(Amplify Your Effectiveness) 두 가지가 있는데, PSL이 먼저 열리더군요. 그래서 PSL을 택했습니다. 와인버그가 살아 있을 때에 꼭 만나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계속 가야지 하고 마음 먹으며 미루다가 올해 아니면 안된다 생각하고 마침내 온 사람)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PSL은 1970년대에 시작한 워크샵인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는데, 와인버그의 생각 외로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와인버그가 쓴 많은 책들이 거의 다 그렇습니다). 농부, 교수, 간호사, 교사, FBI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워크샵을 참여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번에는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애자일 코치나 컨설턴트들입니다. 생화학 연구자도 한 분 계시네요(남편의 추천으로 왔다고 합니다).

와인버그는 방사선과 약물 치료를 받아가며 일주일 동안 거의 풀타임 리딩을 하고 있습니다. 혼신을 다한다고 하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가 참 소중하게 느껴지고 와인버그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이번 PSL에 참석하게 되어 정말 뿌듯합니다. 매일 매일이 충격과 숙고의 연속입니다. 제가 여기에서 배우고 있는 내용들의 일부는 이미 AC2에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이번 워크샵이 끝나면 AC2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됩니다.

--김창준

p.s. AC2 3기를 모집 중인데 일찍 모집을 시작해서인지 이미 정원이 거의 다 차가고 있네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신청을 서두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