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업계에서는 야근을 강요하는 회사가 정상처럼 보입니다. 그런 회사에 오래있다 보면 강요받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소위 "야근 중독"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역행하려고 노력하는 회사도 보입니다. 그런 회사 중 하나가 사이냅소프트입니다. 야근 금지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사이냅소프트는 7년이 된, 탄탄한 실력을 갖춘 회사로, 전자문서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여러분들은 알게 모르게 하루에도 여러번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계실 겁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전경헌님은 개발자 출신이십니다. "대한민국에도 제대로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회사가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그래서인지 사이냅소프트는 개발 기술과 체계라는 면에서 상당히 선진적입니다. 조엘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는 회사입니다. 한마디로 개발자를 제대로 대우해주는 회사이지요. 도서구입비 지원이나 격주 외부강사 세미나에다가, 매년 가족 동반 해외여행비로 개인당 200만원씩을 지원합니다.

몇 달 전에 썼던 "쾌속 학습팀"이라는 글에서 박태웅님(지금은 열린사이버대학교 부총장으로 계십니다)께 들은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는데(술 많이 먹는 리더 밑에서는 다들 술을 많이 먹게 된다는 등), 그 때 박태웅님이 공부하는 리더로 예를 든 분이 바로 전경헌님입니다. "정말 학습을 중요시 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리더 밑에서는 다들 학습을 많이 하게 된다."

가까이에서 전경헌님을 몇 번 뵈면서 겸손하시고 또 호학하시는 모습에서 여러가지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인연이 되어 잠깐 동안 사이냅소프트의 인력 채용 과정을 컨설팅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구인을 계기로 사이냅소프트에서 블로그를 개설하기도 했더군요. 채용과 관련된 정보가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그 블로그에서 따온 전경헌님의 인터뷰 동영상입니다.


인터뷰 말미에 야근 금지에 대해 잠깐 언급이 나옵니다. 사이냅소프트에서는 예전에 비해 야근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을 기회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 야근 금지 조항을 사규화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회사 전체에 야근 쿠폰을 한정 발행해서 팀별로 나눠주고, 팀 내에서는 팀장의 결정으로 배당, 추진하면서 야근이 일정량을 넘지 못하게 하는 제한적 야근 금지 제도지요. 야근 안하는 것이 디폴트이고, 야근을 하려면 눈치를 봐야하는 것이죠. (참고로 디폴트가 무엇이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디폴트는 그 문화를 말해줍니다.) 아, 그리고 사이냅소프트는 하루 근무 시간이 7.5시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전 프레시안의 성현석 기자님과 여정민 기자님을 만나서 IT업계의 야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기사도 소개되어야겠지만, 동시에 희망적인 사례들도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런 회사가 더 많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