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케이블 TV에서 린화이민(林懷民)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린화이민은 세계적인 무용단 클라우드 게이트(雲門)의 설립자입니다. 대만의 영웅이지요. (참고기사) 무용단의 단원들 모두가 무술과 기공의 고수라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몇 년 전에 내한 공연을 했는데 저는 사정이 있어 가보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그에 대한 다큐멘타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좋은 다큐멘타리가 많더군요!)

린화이민. 대단합니다. 영어 너무 잘합니다. 발음이 아니고 그 입에서 나오는 문장들이 너무 절묘합니다. 사상적으로도 그 깊이가 심오합니다.

린화이민은 말합니다. "우리 춤은 중력을 거부(defy)하지 않고, 거기에서 에너지를 끌어낸다"  이 말 한마디가 서양 무용을 정말 엿 먹이는 말입니다 -- 발레는 중력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것을 기본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비평가가 린화이민에 대해 평합니다. "대가의 춤을 보면, 아이디어는 심플해지고 안무는 풍부(rich)해 진다"

린화이민이 자기 아버지에 대해 기억에 남는 일화를 이야기 합니다. 대학생 때 아버지가 린화이민에게 물었습니다. 너의 삶의 궁극적 목표는 뭐냐? "책이 가득 찬 방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음, 차(茶)도 있으면 좋겠죠."/"부끄러워할 줄 알아라. 너는 남을 생각하지 않는구나. 남에게 공헌할 것이 무엇이냐" 린화이민은 이제 대만의 시골을 순회하며 세계적 수준의 공연을 합니다.

특히 무대 전체에 쌀이 비처럼 떨어지고, 무용수들은 그 꽉찬 공간에서 몸짓하던 장관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