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지난달 티몬에서 나또를 구매하였습니다. 구입한지 사흘 정도 지나서 토요일 낮2시에 택배기사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부재 중이라고 경비실에 맡겨 둔다고만 말하고(무슨 제품인지는 얘기를 안해주고) 전화를 끊더군요. 제가 여기저기에서 주문한 것들이 있어서 별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5시쯤 집에서 갑자기 그 택배 생각이 나서 경비실에 가보니 경비실 구석에 덩그러니 스티로폼 박스가 놓여 있더군요.

경비 말로는 엉뚱한 동(4동 -- 저희는 3동) 경비초소에 물건이 가 있었답니다. 아마도 당시에 저희동 경비가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기사가 귀찮아서인지 그냥 다른 동 초소에 맡기려고 갔다가 거기도 마침 비어있으니 그냥 경비실 안에 물건을 놓고 간 것 같다고 저희동 경비가 말하더군요.

그래서 냉동식품이 그 경비실에 있는지는 택배기사만 알고 있었던 셈이죠. 낮에 세시간 반 가까이 뜨거운 경비실 안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1. 택배기사가 집이 비어있어 전화시 물건이 냉동식품인지라 빨리 찾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단순히 경비실에 맡기겠다고만 말한 점
  2. 경비실에 사람이 없다고 엉뚱한 동 경비실로 간 점
  3. 거기에도 사람이 없는데 그냥 물건을 던져두고 가버린 점
  4. 그러고 연락도 없었던 점
  5. 결과적으로 수령하여 박스에서 꺼내보니 나또가 냉동상태가 아니고 미적지근 했다는 점 (그래서 의심이 되어 결국 먹지를 못했습니다)

등이 배송관련한 저의 불만이었습니다.

티몬에 다음 월요일날 글로 1대1 문의를 하니 택배사(대한통운)에 직접 사고 접수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택배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니, 실수 인정은 하나 규정상 일단 제가 당일날 받았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날 24시 전에 수령하면 사고 접수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받았을 때 나또가 냉동상태가 아니었다면, 누구의 잘못일까요? 1) 업체에서 애초 물건을 보낼 때 냉동이 제대로 안되어있었거나, 아니면 2) 물건 이동 중에(냉동차가 아니라고 함) 녹았거나, 혹은 3) 경비실에 세시간 반 가까이 방치되면서 녹았거나 했겠죠.

하여튼 이런 문제를 왜 내가 일일이 해결해야 하나 하는 답답함에 티몬에 연락을 합니다. 택배사에서 사고접수를 해주지 않는다. 너희가 해결해 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담당자(역시 티켓몬스터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고, 2-3일 후에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2-3일이 흐르고 연락을 받지 못합니다. 며칠 더 기다리다가 못해(최초 1대1문의를 하고 나흘이 지나) 어제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 중에 제 상황에 대해 여러번 설명을 하게 되죠. 제 전화를 받은 상담사가 저를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아마 제가 쓴 문의글을 읽었나 봅니다) 자신은 해당 상담사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그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없었냐, 하더군요. 그 사람이 지금 다른 전화로 바쁜데 끝나면 퇴근할테니 내일 오전에 연락을 주겠다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오전이 됩니다. 연락이 없습니다. 오후 2시가 넘어갑니다. 결국 다시 제가 전화를 겁니다. 상담사가 받습니다. 또 저의 상황설명 및 그쪽의 상황 확인 작업이 들어갑니다. 시간이 흐르죠. 전화를 끊고 다시 걸겠다고 하더군요. 얼마후 다시 전화를 받습니다.

그런데 상담사의 답변이 놀랍습니다.

자신도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내부 시스템에는 "완결"로 처리되어 있답니다. 택배사쪽에 이야기를 해서 그쪽의 실수가 맞긴 한데 사고처리가 안되고 거기에선 기사 교육을 하겠다 어쨌다 뭐 이런 이야기가 되어 있다고 하네요. 저는 도통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내부에서는 제 불만건이 완료로 되어 있고 어느 누구도 저에게 연락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상담사 말로는 상담사-담당자-업체-택배사간 이슈 넘기기 방식의 티몬 시스템 문제라고 합니다(찾아보니 이런 문제가 여럿 있나 봅니다). 이런 상담사들 의견 좀 반영해주세요, 티몬!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티몬에서 저에게 뭘 해줄 수 있냐고. 그랬더니 없답니다. 제가 택배사랑 알아서 해결하라고 합니다. 규정상 사고처리할 수 없다는 택배사랑 말이죠.

누구의 책임이냐를 떠나서, 저는 티몬이 저에게 적어도 총 4번의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합니다:
  1. 최초 전화 상담시 담당자에게 이야기하여 2-3일 후에 연락을 주도록 하겠다고 했던 약속
  2. 어제(8/1) 상담시 금일 오전 중으로 다시 연락을 주겠다던 약속
  3. 저도 모르는 사이 내부적으로는 완료 처리가 되었고 저에게는 아무 고지가 없었던 부분
  4. "티몬의 100% 고객만족을 약속 드립니다"라는 티몬 Promise (이런 과정 중에 100% 고객만족을 할 수 있을까요)
다른 업체가 크게 다를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티몬의 사용 경험에 있어 실망한 것은 확실합니다. 이런 사고에 대한 티몬의 반응과 사용자 경험이 유감스럽습니다.

우연히 검색하다보니 티몬, 소비자가 업체에 고소당해도 "몰라" 석달 방치라는 기사도 있네요. 이런 분위기면 100% 고객만족은 차치하고 일단 몸을 사려야 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