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참 이상하더군요. 근로기준법 제50조를 보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강조는 제가 했습니다).
분명히 "초과할 수 없다"고 나와있습니다. 미달할 수 없다는 말은 없습니다. 근로기준법 총칙의 1조, 목적을 보면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기본적으로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저 근로조건(따라서 실제 근로조건이 최소 그것 이상이어야 함)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인사팀이 근로 시간에 대해 갖는 인식과 이해가 이런 수준이라면 일반 직원들은 더 하겠지요. 그 날 기분이 굉장히 찜찜했습니다.
며칠전에 한겨레신문에 IT 개발자들의 야근 실태에 대한 글이 1면에 실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TV 뉴스 방송에서는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칼퇴근한다는 뉴스를 전했습니다.
현재의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희망찬 사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국내 IT 회사를 두 군데 소개하겠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게임회사입니다. 통상 IT업계 중에서도 게임 쪽은 야근에 대한 악명이 높습니다만 이 두 회사는 예외라고 생각이 드네요.
먼저, 마이에트 엔터테인먼트입니다. 건즈 온라인을 만들었죠. 주당 35시간(10시~18시) 일합니다. 초과 근무 안하려고 계속 노력을 하는 회사 같습니다. 이 회사의 모 팀은 지난 6월 중 5일간 하루 2시간씩 초과 근무(9시간씩 5일 일했겠네요)했다고 심각하게 반성하며 괴로워할 정도입니다.
다음은 고릴라바나나입니다. 실제 업무는 주당 20시간입니다. 그렇다고 하루에 4시간만 회사에 있는 건 아니고, 나머지 4시간은 게임하고 쉬면서 자기계발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초과근무(야근)가 금지되어 있어서, 초과근무하려고 하면 화낸다고 하네요. 구인 광고에서 "야근을 해서라도 일을 마치겠다"는 사람은 사절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애자일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좋은 회사를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참고로 저희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 하는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저희는 업무시간을 기록하면서 지난 7일간의 업무시간 합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30시간이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30시간에는 출퇴근 시간, 집에서 이메일 확인하는 시간, 스터디 하는 시간이 모두 포함됩니다.
--김창준